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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시간되면 점심이나 같이 먹을래?.." 

오랜만에 연락한 친구..
하지만 목소리는 그리 밝지 않았습니다.
아침에 대충 집안일을 하고 간만에 연락 온 친구를 만나기 위해
우리가 자주 가던 아지트 커피숍에 갔습니다.
평소에 약속을 하면 시간 하나는 칼인 저보다도 평소와는
달리 저보다 일찍 나왔더군요.
한참을 온 듯한 느낌이 물컵을 보니 감지할 수 있었습니다.

" 야.. 니가 먼저 연락을 다하고 왠일이고.. "

친구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잘 지냈냐는 말을 할 뿐 한동안 말이 없었습니다.

" 정미야.. 근데 너 살 좀 빠진 것 같다..요즘 다이어트 하나.."
" 그래?..나 살 빠져 보이나.." 
어색한 미소를 지어 보입니다. 

평소에 저처럼 밝은 성격의 친구..
과묵한 느낌에 순간 많은 생각이 교차하였습니다.
하지만 먼저  말을 꺼내기가 좀 그래서
난 친구가 먼저 말을 할때까지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정미와 난 학창시절때부터 지금껏 만나 온 친구 중에서
마음을 터 놓고 이야기 할 정도로 서로에 대해 비밀이 없을 정도로 친한 사이입니다.
그런 친구가 간만에 보는 얼굴이 왠지 어두운 느낌이 들었지만
선뜻 먼저 물어 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먼저 전화를 해서 불러 내었다는 자체가 뭔가 할 이야기가 있다고
감지된 나만의 느낌이었기 때문입니다.

커피를 한 두모금 마셨을까!..
드디어 친구의 무거운 입이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 있잖아..한 10일 되었는갑다 ..민석이한테서 전화가 왔다.."
" 어.. 그래.. 민석이 어쩐일이래.."

친구는 한동안 말이 없더니 커피를 한모금 더 마시더니 말을 이었습니다.

" 그 애.. 나 아직 좋아하는가 보더라.."
" 어..그래..근데 그 애 아직 결혼 안했나?.."
" ......" 

친구는 말을 시원하게 하지 않았습니다.

" 정미야.. 너 혹시 고민 있나?.. 살도 다 빠지고..이상하네.." 

친구는 20년 전 첫사랑이었던 친구에게서 전화가 온 이후로
밥을 제대로 먹지 못했다고 하였습니다.
자신도 왜 그런지 모르겠다고..
그러나 전 친구의 마음을 대충 이해는 할 수 있었습니다.

20년 전 첫사랑이었던 남친과 열렬한 사랑을 하였지만
결혼까지는 생각하지 않아 끝내는 아름다운 사랑을 접어 둔 채
서로의 갈 길을 가야했었던 아름다운 추억을 서로 간직하고 산 케이스였습니다.
 
제 학창시절만해도 첫사랑과의 결혼 골인은 거의 이루어 지지 않은 친구들이 많았답니다.
학창시절 불꽃같이 활활 타오르던 사랑..
그렇지만 결혼이란 굴레에 부딪치면 선뜻 선택하기란 쉽지 않았던 시절..
그렇게 서로를 무척이나 사랑했던 아니..
그 시절 내가 보기엔 민석이가 죽자 살자 따라 다녔지만 결국엔
아름다운 사랑의 추억으로 남겨 둔 채 서로의 길을 가야만 했었는데..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해 살이 빠진 친구의 모습을 보니..
순간 친구도 첫사랑과 결혼은 골인하지 못했었지만
무척이나 사랑했던 사이였음에는 틀림이 없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정미가 결혼생활을 마음 편히 좋게 하였음
첫사랑이 전화가 왔어도 별 대수롭지 않게 대했을텐데..
정미는 결혼한 이후 지금껏 남편이야기와 결혼생활에 관한 이야기는
안 좋은 이야기가 대부분이라 ..
친한 친구의 입장에서 첫사랑의 전화를 받은 후 친구의 심적상태가
몹시 흔들리고 불안 하다는 것을 감지 하기엔 충분했습니다.

" 뭐라고 전화 왔던데.. 결혼은 했다더나?.."
" 응.. 그게 결혼은 아직 안 했다고 하더라..보고 싶다고 전화 했데.."
" 응..."

친구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 나.. 사실 며칠전에 민석이 만났다.."
" 뭐~!..어떻데.. 좀 변했더나..뭐하더노.."
순간 친구가 옛 첫사랑을 만났다는 말에 몹시 궁금해졌습니다.

" 응.. 잘 사는 갑더라..돈을 아주 많이 벌었데.."
" 응.. "
" 그런데.. 나 그날 하루 보고 이젠 절대 안 본다.."
" 왜?..무슨 일 있었나?"
" 어제 민석이 친구라면서 전화가 왔더라..
  근데 그 친구가 하는말이 민석이가 결혼하고 애가 셋이란다.
  그리고 결혼도 한지 좀 되었고..
"
" 니한테는 결혼 안했다고 했다면서.. 뭔데?.."
".........." 

정미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첫사랑인 민석이는 정미가 결혼한 후
얼마 안되서 충격으로 결혼을 했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사랑을 해서 결혼한 케이스는 아니라고 하더군요.
그렇게 결혼 한 이후 한시도 첫사랑 정미를 잊어 본 적이 없었다는 이야기..
사실 좀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결혼하고 자식이 셋이나 있으면서 정미를 만나기 위해 총각이라는
이야기를 한 민석이도 솔직히 개인적으로 이해가되지 않았지요..
정미도 20년만에 연락 온 첫사랑의 목소리에 순간 이성을 조금 잃었다고 했습니다.
뭐 그정도는 이해는 조금 하지만..
그렇다고 정미도 결혼 안하고 혼자 사는 처지도 아닌데
이성을 잃고 첫사랑을 만나러 간 자체를 전 질타를 했습니다.
정미는 결혼생활이 힘들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그런 행동( 첫사랑을 만난 것 )을
한 것에 후회를 하는 눈치였습니다.

" 나.. 사실 결혼생활만 행복했다면 민석이 전화에 흥분하지 않았을거야..
  민석이 전화 받은 이후 사실...
  나 이 현실이 더 싫어지더라..남편 얼굴보니 매일 짜증나고.."
사실 그 말에 이해는 하였습니다.

결혼하기전 자신을 너무도 잘 챙겨주던 그런 사람이 결혼후 자신에게
너무 소홀한 남편을 늘 불만이었다고 지금껏 말하던 친구였기 때문에
친구로써 이해는 충분히 하였습니다.
하지만 결혼은 누구나 현실이라는 것을 잘 직시하면서 모든 걸 수긍하며
사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지요.
제 친구의 모습처럼 불만스러운 결혼생활에서 지금은
서로 따로 국밥처럼 사는 사이라면 예전의 첫사랑의 전화에 귀가 솔깃하고
흥분하기엔 충분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 정미야.. 이제 어떡할건데?."
" 이제 안 만난다.. 내가 제일 싫어 하는게 거짓말하는거다.. "

민석이가 정미를 만나기위해 결혼했으면서도 안했다고 한 것이
정미는 몹시 불쾌했던 모양이었습니다.

" 응.. 그래 ..만나지마라.. 그 자식 웃긴다..
  그냥 보고 싶었다고 솔직히 말하던가..
  아님 니 행복을 위해서 연락을 안해야지..
  뒤늦게 뭔 일이고..다음부터 만나지 마라..
  20년만에 첫 전화가 거짓말인데..또 무슨 거짓말을 어떻게 할지 알게 뭐고.."

전 정미에게 그렇게 모질게 말했습니다. 
정미는 제 말에 조금은 충격속에서 공감을 했는지..

" 그렇제..그렇제..." 란 말을 하며
나에게 속시원히 털어 놔서 이제 살것 같다는 말을 하고
우린 오랜시간 대화를 나누다 헤어졌습니다.
집에 오는길에 정말 많은 생각이 뇌리를 스쳐 지나갔습니다.

' 왜.. 20년동안 연락이 없다가 연락을 한 거지?..'
' 왜 ..결혼한 사실을 숨긴 걸까?..'
등...

언제가 책에서 본 내용이 생각이 났습니다.
남자는 첫사랑을 죽을때까지 잊지 못한다는 것...
그 말이 맞는 말인것 같기도 하더라구요.
그리고 한가지 덧 붙이면..
남자는 자신이 잘 되면 사랑했던 여자를 찾는다고 하더니..
그말도 맞기도 하구요..
그와 반대로 여자들은 자신의 처지가 힘들때 첫사랑이
제일 많이 생각나고 보고 싶다고 하던데...
정미와 민석이의 경우..
왠지 책에 쓰여진 내용과 흡사하다는 것을 순간 느끼게 되었습니다.

'사는건 다 마찬가지인가 보다..'

이런 생각이 뇌리속을 파고 들었습니다.

'사랑이 뭔지~. '

그저 이 말만 입가에 맴도는 하루였습니다.
그런데..
민석이는 왜 거짓말을 한 것일까요?!..
사실 개인적으로 남자의 심리가 정말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참 나쁘다는 생각이 여자입장에서 자꾸 드는 것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