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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태어나 지금껏 부산에서 살고 있는 부산 오리지날 토박이입니다.
그래서 인지..
영화 '친구' 에서 나오는 대사와 똑같이 부산사투리를 제법 많이 쓰는 편입니다.
를 들면..

' 우리 친구 아이가..'
' 마이 뭇다 아이가..'
' 머라하노.. 됐다..마..' 등...

뭐.. 부산사람이 부산사투리 쓰는건 당연하지만..
가끔은 부산고유의 사투리때문에 여자인데도 조금은 무뚝뚝하게
느껴지기도 하지요.

물론 전화상으로 목소리만 듣다가 직접 보게되면 조금은 달라 보이지만..^^;
그래도 공식적인 장소에 나가면 되도록 사투리를 안 쓸려고 노력한답니다.
하지만 나 스스론 안 쓴다고 생각해도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요.

얼마전 서울에서 휴가차 아는 지인이 내려 왔다가 부산 사투리를
재밌다고 말을 하는 바람에 쑥스럽기도 하고 나름대로 절 기억시키기에
좋은 것 같아 나름대로 좋게 받아 들였습니다.
그렇게 지인과 휴가를 같이  보낸 후 집에서 쉬고 있는데 갑자기 몇 년전
사투리때문에 생긴 재미난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그때 사투리때문에 생긴 일을 생각하면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랍니다.
그럼 제 얼굴을 화끈하게 만들었던 이야기 보따리를 한번 풀어 볼까요.

여행을 좋아하는 우리부부..

우린 어렵게 시간을 내어 4박 5일의 일정으로 강원도여행을 갔답니다.
평소에는 주말이나 휴일 가까운 근교에 다녀 오는게 다 였지만..
강원도를 여행지로 정하다보니 거리도 먼데다가 멀리 여행가는 김에
여유있게 구석 구석 구경하고 올 목적으로 일정을 넉넉히 잡았지요.
여하튼 강원도와 춘천쪽에 가니 거의가 서울말씨더군요.
강원도나 춘천쪽은 서울과 가깝다 보니 서울쪽에서 오시는 분들도 많아서
삭삭한 서울말을 많이 들었는지도 모릅니다.

여하튼..
이곳 저곳 강원도를 구경하고 ..
마지막날 춘천에서 시간을 보낸 후 오후에 식사를 하고 부산으로 내려 갈 참이었죠.
우린 여행을 하면 각 지방의 음식들을 먹어 보는 것도 빠지지 않는답니다.
춘천에서 유명한 음식은..
누구나 다 아시는 닭갈비와 막국수..
남편과 전 춘천 번화가를 구경하며 춘천에서 유명하다는 닭갈비집을 찾아
다녔답니다.

그런데..
춘천시 대부분의 닭갈비집 문앞엔 유명한 닭갈비집이라고 적혀있고,
텔레비젼에서 맛집으로 방송된 곳이라고 되어 있어 정말 헷갈리더라구요.
도대체 맛집으로 소개된 곳보다 아닌 곳이 더 찾기 쉬울 정도..
우린 하는 수 없이 ...
음식점 중에서 제일 붐비는 곳을 택하기로 했습니다.
나름 그게 더 나을 것 같더라구요.
사람들로 북적이는 한 식당에 들어서니..
번호표를 들고 은행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처럼 종이를 하나씩 들고 있었습니다.

" 손님.. 한 10분 정도 기다리셔야 되는데요..기다리실래요?.."
" 네...."

남편이 종업원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대답을 하였습니다.

" 이집 손님이 이렇게 기다릴 정도면 음식맛이 괜찮겠제..
10분이라니까...기다리자.."
" 응..."

평상시에는 대화를 하면 제 위주로 뭐든지 되지만..
여행시에는 남편의 말을 우선적으로 들어 준답니다.
그래야.. 말 다툼없이 즐겁게 여행을 하고 올 수 있으니까요..
뭐든.. 양보하면 싸움 날 일도 없잖아요..ㅎㅎ

얼마나 기다렸을까..
우리 차례가 되었습니다.
테이블 안내를 받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남편은  닭갈비를 바로 주문하고는  화장실로 슝~!
그날 오전부터 배가 슬슬 아프다고 하더니...
음식 냄새 맡자마자 배에 신호가 왔다면서..

ㅋㅋㅋ...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테이블 주문만 받고 한참이나 물을 갖다 주지 않자..
전 혹시 물은 셀프인가 싶어서 주위를 두리번거렸습니다.
셀프면 벽에 적어서 붙여 놓잖아요..
그런데.. 셀프는 아니더라구요.
전 바쁘게 이리 저리 다니는 종업원에게 물을 시키기위해 불렀습니다.

그리고..
어색한 서울말씨로 이렇게 말이지요.

" 저.. 여기 좀 주세요..." 라고..

그런데..
종업원 제가 한말을 잘 못 알아 들었는지..

" 네?.. 무슨 물요?.."

순간 .. 제가 한 말(뜨신물)을 못알아 들었구나! 하는 생각에..
전 침착하게 천천이 다시 말했답니다.

" 신물요~."

" 네~에?!..." ????

" 따~뜻~한 물요~." ;;;;;;;

" 아...네....알겠습니다."

종업원은 그제서야 알아 들었는지..
미소를 짓더니 이내 물을 가지러 갔습니다.

얼마 지나니..
화장실에 갔었던 남편이 웃으면서 오는 것이었습니다.

" 니.. 아줌마한테 뜨신물 달라고 했나?.."
" 응...와?.."
" 화장실 볼일 보고 나오는데...
아줌마들 하는 말 들어 보니, 니가 주문 한 것 같아서.."


그렇게 이야길 하더니 한참을 웃었습니다.
남편
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제게 주문을 받은 아줌마가 정수기에서 따뜻한 물을 받으며
다른 아줌마에게 뜨신물이 어느지방 말이냐고 묻고 있더라는..
그런데 웃긴건 뜨신물이란 단어를 다른 아줌마도 처음 듣는다고 하였답니다.

헐~!!..

조금 황당하기도 했지만..
부산사투리가 윗지방에서 좀 알아 듣기 힘든 말이었나 싶기도 하고,
괜히 서울말처럼 뒷끝을 올릴려고 하다 어색해진
저의 말투에 부끄럽기까지 하더라구요.
그냥... 편하게 말할걸..하는 마음에 닭갈비를 먹는 내내 웃음이 났다는..

ㅋㅋㅋㅋ...

근데요...
부산근교에서는 사투리를 써도 다른 사람 의식이 되지 않는 것 같은데..
충청도나 강원도 , 전라도, 서울쪽에 가서
부산사투리를 쓰면 한번 더 쳐다 보더라구요.
특히 .. 남자보다 여자가 쓰면 더 ...

그래서 서울에 사는 아는 지인에게 여자가 부산사투리쓰면 이상하냐고
물어보니..
여자가 부산사투리를 쓰면 말이 귀여워서 그렇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남자가 부산사투리를 쓰면 별로 듣기 안좋다고 하구요.
딱딱해 보이고 꼭 싸우는 것 같다고..

그런가요?!...ㅎㅎ

여하튼 춘천에서 괜히 뒷끝을 올리면서 표준말처럼 할려다가
어색하게만 되었던 .. 지금은 재미난 추억으로 남았답니다.

여러분은 자신이 쓰는 사투리때문에 황당한 일을 겪은 적 없으신가요..
저처럼요..

ㅋㅋ...


날이 무덥습니다.

건강 조심하시고 휴가철 가족과 즐거운 시간 만끽하시길 바랍니당..
어느 지역에 가더라도 자신만의 특징을 살린 구수한 사투리를 사용하시면서용..
ㅎㅎㅎㅎ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