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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지는 몰라도 신경을 조금만 쓰면 편두통이 온다.
그렇다보니 되도록이면 무슨 일이든 신경을 쓸 일이 있어도
너무 깊이 그 상황에 대해 빠져 들지 않으려고 하는 편이다.

울 남편은 그런다..
" 별 일도 아닌데 신경쓰니까 그렇지.."
" 머리 아플 정도로 신경 쓸 일이 아닌데.." 등
내가 생각하는 것과는 너무 다르게 사소하게 생각하곤 한다.

사실..
평소 느긋한 성격을 가진 남편이라 그 상황이 진짜
신경 쓸 만큼 머리 아픈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성격상 남들과 달리 조금 예민하다 보니 소소한 일에도 신경이 쓰인다.
그렇다보니 편두통이 자주 오곤한다.
물론 소화불량도 동반하면서 말이다.
뭐라 말할까..
음식을 급하게 먹어 체한 느낌이 드는 증상이라고나 할까..


근데..
어제는 진짜 소화불량으로 인한 편두통이 찾아 왔다.
그래서 약통에 약을 뒤져 편두통약을 찾아 먹기로 했다.
그때 갑자기 약을 먹기위해 물을 가지러 간 날 보고 남편이 이러는 것이다.

" 약 너무 남용하지마라..겁난다.."
" 뭐가 겁나노?
편두통이 심할때나 생리통이 심할때 너무 참아도 그것도 병된다더라.."

" 누가? "
" 의사선생님이..."

사실 얼마전..
편두통때문에 의사선생님과 면담을 했었는데 그때 그런 말을 들었던지라

남편에게 자연스럽게 말한 것이다.
그런데 남편..
갑자기 내 약 먹는 모습을 보더니 ....

" 장모님도 옛날에 진통제 같은거 많이 먹어서 몸 많이 안 좋았다메..
니도 그렇게 되면 어떡할래.. 걱정이다. 정말.."


" 뭐라고..."

순간 ..
남편의 말을 듣는 순간 눈물이 날 정도로 기분이 나빠졌다.
아무리 걱정되서 한다는 말이라지만 어떻게 울 엄마와 비교해서
그렇게 말을 하는지...

" 자기는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그런 말을 하냐.."
" 내가 뭘...걱정되서 하는 말이지.."
" 아무리 걱정되도 그렇지..울 엄마하고 다시는 비교해서 말하지 마라.."

남편은 내 말에 어이없다는 듯 쳐다 보았다.
사실 남편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왜 그런지 그 당시엔 짜증이 날 정도로 기분이 나빴는지 ..
그저 몸을 생각해서 약을 되도록 먹지 말라는 그런 뜻이었을텐데
왠지 가족과 비교하며 말하는 것에 화가 났던 것 같다.

결혼 11년 차..
나름대로 서로에 대해 잘 맞춰가고 큰싸움없이 잘 지내고 있지만..
지금껏 나도 모르게 울컥해 화를 내며 언성을 높인건 처음인 것 같다.
왜 그랬을까..
곰곰히 생각하니 그런 것 같다.
누구든지 비교하며 말을 하는 건 당사자는 기분 나쁜 일이다.
그런데다가 가족과 비교하니 어땠을까..
물론 좋은 것을 비교하면 상황은 다를 것이다.
하지만 안 좋은 것을 비교하며 상대방의 기분을 생각지도 않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모습에서 더 화가 났던 것 같다.
역지사지로 내가 시부모님과 남편을 안 좋은 쪽으로 비교해서
말을 했다면
남편의 기분은 어땠을까..
아마도 남자이기에 더 자존심을 내세우며 화를 냈을지도 모른다.

결혼 후..
서로에게 조심해야할 말은 아마도 가족과 연관해 안 좋은 것을
비교하며 말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