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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가 넘은 시간에 남편과 잘 알고 지내는 지인이 오셨습니다.

퇴근하고 오는 길이라 그런지 무척 피곤한 얼굴이더군요.

" 잠깐 배달 갔는데 곧 올겁니다..잠시만 앉아서 기다리세요."

남편이 저녁 늦게 아는 형님이 오실거란 말을 했기때문에
손님의 방문에 그리 놀라진 않았지요.

차를 대접하며 잠시 기다리라고 말을 하고 있는데 때맞춰 남편이 들어 왔습니다.

" 아이고..형님.. 잘 지내셨습니까? 바로 앞에 배달갔다 온다고.."
" 장사는 잘 돼? "
" 이제 자리 잡은 것 같아요..단골도 좀 있구요.."
" 그래.. 다행이네.. "
" 뭐 좀 드릴까요.. 술 한잔 하셔야죠.."
" 안 먹어도 돼.. 조금전에 막걸리 한잔 먹고 와서 배 불러.."

작년에 가족들과 함께 본 후 오랜만이라 남편은 무척 반가움을 표시했습니다.
근데 오랜만에 동생 얼굴을 보러 온 지인은 왠지 얼굴빛이 어두워 보이더군요.
나만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남편도 그렇게 느꼈나 봅니다.

" 형님.. 요즘 어디 아프고 그러진 않죠?
살이 좀 빠진 것 같고 얼굴빛도 좀 안 좋네요.."

" 몸 안 좋은건 없는데 사는게 좀 피곤하네..
돈 들어 갈때는 많고 돈은 없고..허허.."

" 아이고..형님이 돈 없다는 말을 다 하시고..왜 이러십니까.."
" 동생은 잘 못 느끼겠네..
 딸래미 둘 키우는데 가면 갈 수록 어찌나 돈이 많이 들어가는지

 아르바이트 하나 더 해야 할 지경이야.."
" 형수님도 돈 벌잖아요.. "
" 둘이 벌어도 애들 학비에 학원비에 생활비..어휴.. 힘들다 ..힘들어..
딸래미라서 그런지
돈이 더 많이 들어가는 것 같애..가면 갈 수록 힘들다 .."

지인은 남편을 보자마자 요즘 많이 힘들다며 하소연을 했습니다.
10년 가까이 나름대로 친했던 사이라 남편은 지인의 말에 이해하는 눈치였습니다. 

아이들이 어릴때는 키우는 재미에 흠뻑 빠져 좋았는데..
아이들이 커 가면서 경제적으로 돈이 많이 들어가다보니 허리가
휘청거린다며 지인은 무척 힘들어 했습니다.

현재 지인은 직장생활에 새벽에 아파트내 세차 아르바이트까지 한다고 하더군요.
잠은 하루 3~4시간 자면 많이 자는거라고 하면서 말이죠.

" 같이 벌어도 나가는 돈이 많으니까 투잡해도 힘들어.."
" 네...그래도 몸 생각하면서 일하세요.. 작년보다 살 많이 빠져 보이는데..
피곤하게도 보이구요...몸이 재산입니다. 형님.."
" 나도 동생처럼 조그만 가게나 하면서 맘 편하게 살고 싶네.."
" 형님도 참...."

남편은 더이상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지인은 한 30분 동안 앉아서 하소연을 한 후 집에 가려고 일어서더군요.

" 동생.. 회 작은거 한 도시락 해 줘..집에 가져가게.."

지인은 남편에게 회를 포장해 달라고 했습니다.
남편은 작은 도시락이 아닌 큰 도시락 가득 회를 포장해 주며
2만원을 건내는 지인에게 그냥 넣어 두라고 하더군요.
다음에 밖에서 만나면 한잔 사라는 말을 하며 말입니다.
12시가 넘은 시간에 가족을 위해 회를 포장해 달라는 지인의 모습에서
옛날 자식들을 위해 고생하시던 아버지의 모습이 순간 느껴졌습니다.

* 요즘 남자들 정말 힘들게 사회생활을 하는 것 같습니다.
  옛날
에도 그랬지만..
  남에
게 싫은 소리를 들으며 힘들게 사회생활을 하고 있지만.
  사랑
하는 가족을 위해서 참고 또 참는 우리네 가장입니다.
  다시
한 번 그 고마움을 맘으로 느끼는 하루가 되었음합니다.*